수술준비 3

산모가 들어오기 전, 나는 손을 씻는다

산모가 수술실 문으로 들어올 때, 방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다.그런데 그 '준비'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, 정작 산모가 보지 못한다. 문이 열리기 훨씬 전, 아무도 없는 수술실에서 나는 혼자 손을 씻고 있기 때문이다.수술 전 손 씻기는 생각보다 길다. 비누를 묻히고, 손톱 밑을 솔로 훑고, 손끝을 위로 든 채 팔꿈치까지 물을 흘려보낸다. 몇 분씩. 처음 이 일을 배울 때는 이 시간이 지루했다. 지금은 아니다. 이 몇 분이,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됐다.물소리만 나는 그 사이에, 나는 오늘 들어올 산모를 생각한다. 이름과 나이, 몇 번째 아기인지, 무엇을 걱정하고 있을지. 아직 얼굴도 못 봤지만, 이미 그 사람을 위한 준비가 내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.손을 다 씻고 나면, 이제 ..

수술방 이야기 2026.07.09

수술 직전, 의료진이 갑자기 멈추고 이름을 또 묻는 이유

수술대에 누워 이제 막 시작하려는데, 의료진이 하던 일을 멈추고 또 묻습니다. "성함이랑 생년월일 말씀해 주시겠어요?" 접수처에서도, 병실에서도, 방금 전에도 확인했는데 왜 또 묻는지 — 순간 "혹시 뭔가 잘못됐나?" 불안해지죠.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정반대예요. 그건 당신을 지키기 위한, 수술실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절차 중 하나예요. '타임아웃'이라고 부르는데, 왜 하는지 알고 나면 오히려 안심이 될 거예요. 📸 30초 요약 — 이 부분 캡처해두세요!수술 직전 이름을 또 묻는 건 실수가 아니라, 당신을 지키는 '타임아웃' 절차예요.🛑 타임아웃 — 절개 직전, 수술팀 전원이 멈추고 환자·수술명·부위를 재확인🎯 목적 — 잘못된 수술을 막는 마지막 안전장치🌍 WHO 수술 안전 체크리스트의 핵심 단계..

수술방 이야기 2026.06.10

수술 전 금식, 왜 물 한 모금도 안 될까?

수술 전날 밤, 간호사가 "자정부터는 물도 드시면 안 돼요"라고 하면 — 목은 마른데 물 한 모금도 안 된다니 너무하다 싶죠. 그런데 이 금식은 사실 생명과 직결된 규칙이에요. 오늘은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, 그리고 얼마나 굶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드릴게요.📌 이 글은 「제왕절개 총정리」 시리즈의 한 부분이에요. 제왕절개 전체 흐름은 여기서 한눈에 볼 수 있어요 → 제왕절개 총정리 📸 30초 요약 — 이 부분 캡처해두세요!금식은 '위를 비워 마취 중 흡인을 막는' 안전 규칙이에요. 물·껌·사탕도 안 돼요.이유: 마취 중 위 내용물이 폐로 넘어가는 '흡인'을 막기 위해물·맑은 음료: 보통 수술 2시간 전까지고형식: 보통 6∼8시간 전까지 (많은 병원은 8시간)껌·사탕도 금식에 포함돼요⚠️ 실수로 먹었다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