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수술실에 처치대가 두 개 놓이는 날이 있다.
그런 날은,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조금 다르다.
쌍둥이 제왕절개는 준비부터 두 배다.
아기를 받을 자리를 하나 더 만들고, 온열등을 하나 더 켜고, 마른 포와 작은 모자를 두 세트 준비한다. 소아과 팀도 한 팀 더 온다. 좁은 수술실이 평소보다 북적이고, 사람들의 움직임에 묘한 긴장이 실린다.
산모도 안다. 자기 배 속에 두 생명이 있다는 걸, 그 두 생명이 곧 동시에 세상에 나온다는 걸. 그래서 쌍둥이 산모의 눈은, 보통의 산모보다 조금 더 크게 떠 있다.
첫 아기가 나온다.
"응애—." 첫 울음이 터지고, 첫 번째 처치대로 아기가 옮겨진다. 그런데 다른 수술과 달리, 그 순간 방 안의 긴장이 다 풀리지 않는다. 아직 한 명이 더 남아 있으니까.
우리는 첫 아기를 살피면서도, 귀는 수술포 너머를 향해 있다. 곧, 두 번째 울음이 나야 한다.
그 몇십 초가 길다. 첫 아기의 울음소리가 방을 채우는데도, 두 번째 소리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이상하게 길게 느껴진다.
그리고 마침내, "응애—." 두 번째가 터진다.
💬 첫째 울음에 안도하다가도, 둘째 울음이 날 때까지는 저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어요. 두 번째 소리가 나야 그제야 어깨가 내려가요.
두 아기가 나란히 처치대에 눕는다.
방금 같은 배 속에 있던 둘이, 이제 조금 떨어진 두 자리에서 각자 울고 있다. 크기가 다르기도 하고, 우는 소리가 다르기도 하다. 한 명은 우렁찬데 한 명은 가늘게 울기도 하고. 그 작은 차이를 보고 있으면, 이 둘이 앞으로 얼마나 다른 사람으로 자랄까 싶어 괜히 마음이 간다.
산모는 아직 둘 다 보지 못했다. 가림막 너머에서 두 번의 울음을 들었을 뿐이다. 그런데 그 두 번의 소리에, 눈물을 두 배로 흘린다.
쌍둥이를 받은 날은, 퇴근하고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.
한 사람이 한 번에 두 생명을 세상에 내보낸 날.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이 두 배로 긴장하고, 두 번의 울음에 두 번 안도한 날. 몸은 두 배로 지쳤는데, 마음은 이상하게 두 배로 벅차다.
혹시 쌍둥이를 기다리며 이 글을 읽는 산모가 있다면, 이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.
당신의 수술실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을 것이다. 처치대도 두 개일 것이고, 준비하는 손도 두 배로 바쁠 것이다. 그건 소란이 아니라, 두 아기를 동시에 맞이하려는 준비다.
그리고 그 방의 모든 사람이, 당신의 두 번째 울음소리를 당신만큼이나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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⚠️ 이 글은 수술실에서 일한 경험을 담은 개인적인 이야기이며, 병원마다 환경과 절차는 다를 수 있습니다.
✍️ 글쓴이 · 곁에있는간호사 지니 | 12년차 수술실·산부인과 간호사 (정식 간호사 면허 소지)
수술실에서 12년, 지금은 산부인과에서 일하며 현장에서 보고 겪은 정보를 나눕니다. 모든 의학 정보는 여러 차례 교차검증해 작성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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